요약 | 대학 담론의 “대상”은, 두 가지 대립된 이데올로기적 공간에 속해 있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두 가지 양상을 갖는다. 하나는 인간을 벌거벗은 생명체로, 전문적 보호관리 지식이 적용되는 대상인 호모 사체르homo sacer로 환원시키는 양상이며 다른 하나는 극한 상황에 처한 취약한 타자를 존중하는 양상, 즉 자신을 취약한 것으로, 다중적인 정치적 “학대”에 부단히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경험하는 나르시시즘적 주체성의 태도라는 양상이다. 타자의 취약성에 대해 존중하는 것과 타자를 관리적 지식에 의해 규제되는 “생명체에 불과한 것”으로 환원시키는 것 사이에 있는 대조보다 더 큰 대조가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자세는 동일한 뿌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것들은 하나의 동일한 기본적 태도의 두 가지 양상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것들은 대립물의 동일성을 단언하는 헤겔적인 “무한 판단”의 현대적 사례라고 지칭하고픈 것 속에서 일치한다면 어쩔 것인가? 양 극이 공유하는 것은 정확히 말해 여타 상위의 대의들을 기본적으로 거부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명 그 자체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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