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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왕위 승계, 근본주의와 지하드, 여성 인권과 청년 실업 등 갈등으로 점철된, 모든 중동 문제의 축소판 사우디아라비아 30년 넘는 취재로 그 민낯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오일 머니, 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리스트, 억만장자인 왕자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단편적인 지식들에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우리에게 중동 지역 최대의 교역 대상국이며, 1970~1980년대에는 중동 붐의 핵심 무대였고, 오늘날에도 원유 수입의 3분의 1을 담당한다. 또한 UN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서는 주요 우방국이기도 하다. 우리의 인식에 비해 사우디는 훨씬 중요한 나라다. 때문에 우리는 사우디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10년 12월 이후 튀니지에서 촉발되어 주변 국가로 번진 ‘아랍의 봄’은 대부분 경기 침체와 정부의 부패, 독재에 대한 반발, 청년층의 분노 등이 폭발하여 일어난 것이다. 비록 사우디는 혁명은 비껴갔지만 정확히 같은 문제를 공유한다. 단지 왕가가 돈으로 분노를 잠재웠을 뿐이다. 사우디는 종교, 세대, 여성, 경제 등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갈등과 분열이 가득한 나라다. 이 책은 사우디 사회가 지금까지 체제를 유지하며 작동할 수 있었던 배경에 석유와 미국, 종교라는 요소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금까지의 안정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음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준다. 이 책은 중동의 경제적·종교적 핵심인 사우디의 위기를 입체적이고도 새로운 관점으로 보여준, 대단히 가치 있는 책으로 평가받았다. 저자가 책에서 직접 인터뷰했던 헨리 키신저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과 수많은 매체가 책에 찬사를 보낸 이유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 월스트리트저널 전 편집장 캐런 엘리엇 하우스 왕자들부터 빈곤층 여성들, 일탈하는 청년들, 전향한 테러리스트들까지 만난다 이 책은 사우디아라비아를 5년간 깊게 파고든 결과물이다. 저자 캐런 엘리엇 하우스는 은퇴한 후 순전히 호기심에 의해 사우디 왕국을 구석구석 여행했다. 왕족에서부터 극빈자, 보수적인 종교 지도자부터 개혁가, 젊은이부터 노인, 심지어 테러리스트까지 만난다. 퓰리처상 수상을 비롯한 화려한 이력, 30년 넘는 풍부한 사우디 취재 경험과 인터뷰는 저자의 분석에 신뢰를 더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저널리즘 글쓰기가 가진 장점을 힘껏 발휘한다.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어렵지 않은 서술과 풍부하고도 폭넓은 인터뷰가 사우디 사회의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나아가 사우디가 내부적으로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지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 경제적·사회적 변화, 보기보다 복잡한 왕위 승계 문제 등을 통해 미래의 시나리오를 설득력 있게 예측한다. 저자는 특히 서양의 여성 언론인이라는 특수한 지위 덕분에 보수적인 국가임에도 큰 제재 없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자는 아바야를 입고 각계각층의 여성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을 관찰하고 생각을 담아냈다. 또한 일탈을 일삼는 청년들과 근본주의에 경도되었던 테러리스트들 통해 사우디 사회에 팽배한 분노와 불신, 그럼에도 왕가에 순응적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내기도 했다. ‘붕괴 직전의 소련’을 연상시키는 사우디아라비아 껍질을 들춰내면 취약하고도 역동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갈등과 분열, 그리고 모순으로 가득한 나라다.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이슬람교지만, 사우디의 청년들은 인터넷과 외국 문물의 유입으로 다양한 이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에 사우디는 국가에서 공인한 최고성직자위원회에서 파트와(이슬람법에 따른 명령)을 단독으로 공표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오늘날의 변화하는 환경에서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따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다. 전 세계가 초연결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사우디 역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일상의 변화는 삶의 규범을 중요히 여기는 사우디에 극심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사우디가 ‘붕괴 직전의 소련을 연상시킨다’며 늙고 병든 지도자의 왕위 승계가 근본적인 문제임을 지적한다. 왕자만 7,000명이 넘는 사우디는 부패로 병들었고, 국민들은 왕가의 호혜를 누리며 좌절하고 순응한다. 분노는 체제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일탈로만 표출되며, 어떤 이들은 근본주의에 경도되어 지하드에 몸을 바치기도 한다. 고갈되어가는 석유와 미국의 셰일 혁명은 미국과의 석유-안보 관계를 약화시키고 있다. 나아가 테러리스트를 양산하는 근본주의를 완전히 잠재우기도 어려운 사우디는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사우디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는 사우디 내에 가득찬 갈등과 분열, 왕위 계승의 문제 등과도 이어져 있다. 복잡하게 얽힌 사우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우디의 역사, 여성, 청년, 종교, 석유, 외교 등의 모든 문제를 다각도에서 살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오늘날의 사우디를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책이다. 갈등, 여성 문제와 청년 문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사우디 무엇보다 이슬람의 가장 치열한 전선은 단연코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관한 것이다. ‘아랍의 봄’을 이끈 계층이 분노한 청년층이라면, 사우디 사회의 개혁 요구는 여성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이 거대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종교 규율을 적극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성들 역시 존재한다. 서양 여성인 저자 캐런 엘리엇 하우스는 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를 심층 취재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인물이다.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 생활하고 인터뷰하며 이 복잡하고 모순 가득한 상황을 매우 입체적으로 드러내 보인다. 저자는 사우디의 첫 여성 차관, 여성 축구팀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여성들을 만났다. 리야드의 킹사우드대학을 졸업하고 구직 활동을 장려 받은, ‘선택받은’ 여성들의 모임에 참가해 그녀들의 서구화된 모습을 관찰하는 한편, 하층민 여성의 집에 얼마간 머무르기도 했다. 특히 룰루는 종교적 헌신과 보수적인 평범한 가족의 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줬고, 사우디 전반에 흐르는 순응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여러 모습들을 바로 옆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 저자는 사우디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려는 움직임만큼이나 여성 스스로를 옥죄는 내재적인 규범이 여전히 존재함을 정확하게 포착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사우디 사회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우디 전체 인구의 3분의 2는 30세 이하다. 높은 인구 증가율에 비해 일자리는 전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우선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제공된다 해도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능력이 되지 못한다. 바로 보수적 종교지도자들이 교육에 간섭해 청년들이 실질적인 교육은 받지 못하고 실무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하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들은 육체노동이나 단순한 일을 하기 싫어하며 의욕이 없는 반면, 여성들은 취업이 제한되어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일자리가 외국인들의 차지가 되면서 청년들은 또다시 절망한다. 이들 중 일부는 테러리스트가 되는데, 이들을 전향시키기 위해 정부가 갖은 혜택을 베풀 수록 종교적 명분은 잃게 된다. 저자는 바로 이런 총체적 난국을 종합적으로 포착해내기 위해 사우디의 각계각층을 만나 그들과 인터뷰한다. 명분을 잃은 알 사우드 왕가의 통치술 국민들은 더 이상 왕가의 호혜를 ‘감사해하지’ 않는다 사우디의 통치 방식은 초대 국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종교적 신념과 연결시켜 통치를 강화하는 것이다. 사우디는 오늘날 크고 작은 요구나 개혁에 대한 압박, 사회적 불만이 쌓이면 온건한 개혁안을 제안하거나 왕가 차원에서 보조금을 나눠주어 잠재운다. 그러다 종교 지도자들이 이에 반발하면 개혁을 미루거나 무력하게 만듦으로써 종교적 정당성을 확보한다. 하지만 종교 근본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고 그 화살이 왕가 자신들을 겨누거나 국가의 안위를 위협하게 되면 가차 없이 응징한다. 사우디라는 국가에서는 오로지 한 가지 당위만이 존재하는데, 바로 사우드 왕가의 안위를 보장하는 것이다. 사우디의 국왕은 이슬람 전체의 지도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국왕이 종교를 그의 통치에 명분으로 활용했을 뿐인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런 시각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외부의 정보들로 인해 사우디인들에게 공공연하게 알려졌다는 것이다. 왕가가 종교를 활용하는 방식 때문에 국민들은 왕가의 종교적 정당성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었고, 더 이상 사우드 왕가의 통치술은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커다란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단지 현실에 순응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지 그들의 통치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초대 국왕의 국민들이 국왕의 호혜에 감사를 느꼈다면, 오늘날의 사우디 국민들은 더 이상 왕가에 감사하지 않는다. 청년층은 양질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 기초 복지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한 점, 왕가의 어마어마한 부에 박탈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으며 이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 저자는 왕위 승계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사우디는 내부의 갈등과 모순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압둘라 국왕의 뒤를 살만이 이으면서 그 예상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매일경제 : 왕족부터 테러리스트까지…사우디의 속살을 드러내다 머니투데이 : IS를 알려면 사우디아라비아를 가라? 한국일보 : [새 책] '거기 있나요' 外 한국경제 : [책마을] 오일 파워는 옛말…쇠망론 휩싸인 사우디 연합뉴스 : [신간 들춰보기] 사우디아라비아·중국 혁명의 비극 서울경제 : [새책 200자 읽기]사우디아라비아 내일신문 : [신간│사우디아라비아] 저널리스트 눈에 비친 사우디의 그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