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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우주가 처음 생성되고 그래서 하늘과 땅이 처음 열렸던, 그 먼 옛날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네 계절은 우주적 질서에 따라 서로 바뀌고 또 바뀌면서 오늘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봄이 깊어져 서서히 더위가 오게 되면 이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깊어져, 그 더위가 꺾이어 서서히 차가운 기운이 들게 되면, 이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깊어져 추위가 다가오면, 이내 겨울이 옵니다. 이와 같이 계절의 성(盛)함과 쇠(衰)함에 의한 변화와 순환은 하늘과 땅이 처음 열려 우주가 생성된 이래, 조금의 착오도 없이 정연한 질서로 반복되고 또 반복되어 왔습니다. 우주 질서에 의한 계절적 변화와 순환에 의하여, 더위와 추위가 번갈아 가며 나타나고, 이와 같은 기후의 변화에 따라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또 이슬이 내려 만물이 생성되고 또 살아갈 수 있는 토양과 환경이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우주의 질서, 또는 자연의 질서에 의하여 내리는 비나 이슬은 다름 아니라, 바로 한울님이라는 이 우주만유(宇宙萬有)를 주관하는 신(神)이 우리에게 내려 주시는 은덕이요, 이 신의 무궁무진하고 위대한 조화의 흔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듯 우리에게 무한한 은덕을 베풀어 주시는 한울님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는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은덕인 비와 이슬이 막연히 자연의 한 현상이라고만 생각할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