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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10년 11월 16일, “여보, 아버님. 결국 해냈어요” 이날 오전 현대그룹으로 날아든 낭보, 오전 내내 가슴 졸이며 언론의 1보를 기다리던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현대건설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현대차그룹에 열세라던 세간의 평가를 뒤로 하고 현대그룹이 결정된 것이다. 그 순간, 현정은 회장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떠올랐을까. 아마도 시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과 사랑하는 남편 정몽헌 회장의 얼굴이 아니었을까. “여보, 아버님. 결국 해냈어요.” 피말리던 승부가 끝났다.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요구도 특유의 뚝심으로 이겨냈고, 마지막에 갑작스레 불거진 독일 엔지니어링 그룹 M+W의 참여 철회도 동양종합금융그룹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 들이는 순발력을 발휘하며 이겨냈다. 당황했을 법도 하건만 그녀만의 뚝심으로 이겨낸 것이다. ‘뚝심의 승부사’ 현정은 회장의 끝없는 도전과 열정 2003년 정몽헌 회장 타계 후 남편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현정은 회장은 현대그룹 총수로 취임했다. 30년 동안 살림만 하던, 경영에 문외한과 다름없는 가정주부가 회장으로 취임하자 세상은 떠들썩했다. 유교적 가풍이 강하기로 소문난 현대가(家)뿐만 아니라, CEO보다는 ‘사모님’에 더 익숙한 현대그룹 내부에서도 현 회장의 취임 선언은 파격적이었다. 당시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이라는 구심점을 잃고 임직원들은 우왕좌왕하면서 경영 체계가 흔들렸고, 한때 재계 1위를 자랑했던 그룹의 위상도 15위로 추락해 있었다. 우량 계열사들은 채권단 손으로 넘어가고, 부실 규모는 34조 원을 넘는 등 그룹의 운명은 한 치 앞을 장담하기 어려운 벼랑 끝 위기였다. ‘시련의 여인’이라고 불릴 만큼 그녀가 걸어온 지난 8 년은 수많은 악재와 위기로 가득한 가시밭길이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비롯해 시동생인 정몽준 회장의 경영권을 노린 현대상선 주식 매입, 김윤규 부회장을 읍참마속의 결단으로 내쳤을 때 북한의 반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 요구, 현대건설 인수 등 많은 위협을 견뎌내고 현대그룹을 지켰다. 그야말로 6전 6승의 드라마였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 현대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2002년 6조 495억 원에서 2008년 12조 7,800억 원으로 두 배가 넘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22억 원의 적자에서 7,6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해 현대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2009년 8월에는 미국 경제잡지인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2년 연속 선정되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뽑은 ‘주목할 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는 등 글로벌 경영자로서의 능력과 영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책은 평범한 가정주부가 하루아침에 현대그룹 총수를 맡아 거대 그룹을 안정시키고, 그동안 정부도, 미국도 끌려 다니기만 했던 북한과의 협상에서 위기 때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끌어낸 그녀의 경영 능력과 뚝심의 근원에 대해서 다루었다. 특히 재벌 기업과 비즈니스의 비정한 세계를 자세하게 소개한 점에서는 한 편의 첩보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하고, 손에 땀을 쥘 만큼 박진감이 넘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