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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무소유를 실천한 법정 스님이 머리맡에 남긴 책 숲 속에서의 명상 기록, 월든 내가 숲으로 들어간 이유는 나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 보기 위해서였다. 즉, 오직 삶의 근본적인 문제들만을 바라보며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깨달을 수 있는지 알기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죽음을 맞이했을 때, 삶을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느끼고 싶었다. 산다는 것은 그만큼 소중한 일이기에 나는 진정한 삶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든』 본문 中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서 태어나 그곳을 영구 거주지로 정해 검소한 생활을 했으며 아주 적은 돈으로도 독립성을 유지했다. 본질적으로 그는 자신의 삶 자체를 중요한 경력으로 만들었다. 불순응주의자였던 그는 항상 자신의 엄격한 원칙에 따라 살려고 노력했고 이것이 그의 글 다수의 주제였다. 소로우의 대작인 『월든, 혹은 숲속의 생활(Walden, or Life in the Woods)』 (1854)은 소로우가 에머슨이 소유하고 있던 월든 호숫가 땅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1845년부터 1847년까지 그곳에서 보낸 2년 2개월 2일 동안의 생활을 그린 것이다. 여행 서적을 좋아하고 또 몇 권을 저술한 바 있는 소로우는『월든』을 통해 역설적으로 그때까지 미국 책들이 접근한 적이 없는 인간 내면의 개척을 통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소로우의 금욕적인 생활처럼 매우 소박한 이 작품은 좋은 삶이라는 고전적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지침서나 다름없다. 『월든』에서 소로우는 초월주의 이론을 직접 시험해볼 뿐만 아니라 19세기의 총체적인 미국 경험, 즉 변방 개척지에서의 생활을 재현하고 있다. 『월든』은 열정적인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에게 영감을 주어『이니스프리의 호도(The Lake Isle of Innisfree)』라는 작품을 쓰도록 했다. 또한 소로우의 수필『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은 부당한 법에 대해 합법적인 개인이 불복종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고 있으며, 이는 20세기에 마하트마 간디의 인도 독립운동 및 마틴 루터 킹의 흑인 민권운동에 영감을 주었다. 19세기의 자유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위대한 삶을 완성해갔다. 그는 왜 이런 모험을 시작했을까? 그 당시 사람들의 물질에 대한 욕망은 끝을 몰랐고 그들은 점차 물질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었다. 집의 노예, 재산의 노예, 일의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소로우는 자급자족하면서 여유롭게 살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고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되길 원했다. 그는 스스로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최대한의 여가를 즐겼다. 소로우는 『월든』에서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당신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 백만 대신에 다섯이나 여섯까지만 셀 것이며, 계산은 엄지손톱에 할 수 있도록 하라”라고 말했다. 무한 경쟁 시대에, 자본주의 시대에 사는 우리 현대인들은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월든』이 소로우가 살았던 때보다 물질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20세기 후반, 특히 21세기에 더욱 각광받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는 일, 명예, 돈과 통념의 노예로부터 벗어나고자 한 혁명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혁명은 개인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그 당시 단단히 뿌리박혀 있던 사회 통념을 뒤흔드는 혁명이었다. 경쟁 속에서 부지런히 일해 이겨야만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이라 생각한 일반적인 통념이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우리는『월든』에는 삶을 읽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소로우의 일대기를 기록한 헨리 솔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가 콩을 심고 콩밭을 매는 일은 자연을 배우고 삶을 배우는 과정과 다름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전 미국을 위해 공적인 일을 위해 남길 수 있었던 것보다 『월든』을 씀으로써 인류에게 남긴 유산이 훨씬 더 훌륭한 것이었다.’ 또한 법정스님은 소로우의 간소한 삶의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으며 오늘날의 사람들이 좁은 틀 속에 자신들을 가두며 서로 닮으려고 한다는 점에서 소로우의 당당함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로우는 모든 면에서 세속적 잣대를 철저히 거부하고 오로지 자기만의 방식으로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았다. 자신만의 색을 내며 남에게 이끌리지 않고 주도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일지 모르나 남과 다른 삶은 그만큼 거부당하기 쉬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소로우는 자신의 원칙을 지키면서 끝까지 타협하지 않고 그 가치를 지켰다. 성공하려고 앞만 보고 향하는 우리들은 깊은 인생, 참된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볼 여유마저 빼앗기고 있다. 삶의 마지막에 이를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단순하고 간소하게 독립적으로 삶을 가꾸어 나간 소로우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그의 순수한 정신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보다 의미 있고 깊은 삶을 완성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