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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인들을 사랑한 노동운동가의 이야기 엄혹했던 개발독재 시절, 같은 나이 또래 여성 노동자들의 처참한 상황을 목격하고 회복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은 이래 늘 ‘힘없는’ 노동자들 편에 서 있는 하종강. 그로부터 30여 년이 흐른 지금, 그간 그가 노동현장에서 만났던 여성들, 그와 삶의 행보를 함께한 여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세계 경제대국 13위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화려한 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무명으로 살아갔던 그들은 어떤 슬픔, 어떤 아픔을 겪었을까? 왜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을까? 오늘날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열혈 노동운동가 하종강의 삶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긴 누군가의 어머니, 누이, 딸이자 이 땅의 ‘여성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노동하며 살아가는 여성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울컥하거나 불끈하거나 노동현장. 특히, 쟁의가 발생한 노동현장의 이면에는 수많은 고통과 슬픔, 분노가 서려 있다. 수십 년 그 긴장의 현장을 드나든 사람이라면, 대다수 인구가 노동자인 한국에서 남다르게 치열한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소수의 행복을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사회보다는, 모두 고르게 행복한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믿는 그가 만난 사람들의 현실은, 그러나 불행하게도 다른 논리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죽은 노동자 어머니의 선한 마음을 이용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관리자, 여성 노동자를 생산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영자, 친인척에게 일자리를 주고자 성실하게 일하던 여직원을 내치는 사주… 이런 실태를 대하면 울컥하거나 불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우리 삶의 현실인 것을. 중요한 것은 번듯한 경제 강국의 이면에 그런 현실이 존재했고, 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모두 같은 이름의 국민이 아니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