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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a 구자인혜
24510 ▼a 낯선 것에 능숙해지기 : ▼b 구자인혜 산문집 ▼h [전자책] / ▼d 구자인혜
256 ▼a e-Book
260 ▼a 서울 : ▼b 청어, ▼c 2011 : ▼f (주)블루마운틴소프트
300 ▼a 949k : ▼b 천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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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 ▼a 비움과 채움의 바리에이션 구자인혜 산문집 사람들은 집을 짓는다. 모양과 형식의 차이는 있어도 누구든 그 집이 편안하고 아늑한 집이길 원한다. 벽돌 한 장, 디딤돌 하나, 기둥 한 개라도 아무 곳에나 쓰지 않는다. 터를 가다듬고 좋은 자재를 써서 편리하면서 세련된 외양을 갖추려 애쓴다. 지어놓은 후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애착을 갖고 늘 관심을 기울이면서 주인의 숨결이 스며들게 만든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지금은 잠실로 이사를 갔지만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모교인 정신여고가 종로5가 연건동에 있었다. 가랑머리 꼭꼭 다잡아 땋고 빳빳한 흰 칼라의 교복을 입은 우리는 옛 건축물인 교사에서 공부했다. 2학년 때 90주년 기념식을 했으니 교사는 거의 1세기를 버텨온 셈이었다. 오래된 목조건물이라 청소 시간에는 교실 바닥을 왁스로 걸레질하며 윤을 냈다. 소운동장에는 오래된 회양목 그늘 밑으로 벤치가 있었다. 청소를 끝낸 우리는 그곳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칙이 엄해 조신한 몸가짐을 종용받았지만 그 시간만큼은 마음껏 큰소리로 말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그땐 정말 낙엽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우스웠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 보면 서쪽 하늘이 홍조를 띤 금빛으로 물들어갔고, 노을은 천천히 도심의 건물로 스며들었다. 친구들과 나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고색창연한 목조건물로 금빛 노을이 조금씩 내려앉는 모습을 숨을 죽이고 쳐다보았다. 그 모습은 너무나 장엄했다. 순간 가슴이 비어오고 아련해졌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의 무게가 쌓일수록 아름다움이 깊어지는 목조건물의 품격이 느껴졌다. 나는 오늘도 문학이라는 집을 짓는다. 벽돌을 한장 한장 쌓는다. 내가 지은 집이 다른 작가들의 집처럼 화려하고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반듯함이 있는 집이라 믿는다. 모나지 않게 사람들과 너울너울 살아낸 흔적이 구석구석 배어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있다면 ‘작가 구자인혜’ 라는 집이 살아갈수록 연륜과 품격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특별한 서사 구조는 아니어도 문장에 진솔함이 담겨있는, 파격과 변칙은 없어도 평범함 속에 개성이 느껴지는, 행간에 시간의 깊이가 스며 있는, 여고시절 보았던 목조건물을 닮은 그런 집을 짓고 가꾸고 싶다. - ‘작가의 말’에서
653 ▼a 한국수필
7761 ▼a 구자인혜 ▼t 낯선 것에 능숙해지기 ▼z 9788994638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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