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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속가능한 냄비받침을 위하여” 하는 일도, 개개인의 성격도 모두 다른 냄비받침 일당들이 냄비받침 1호를 만들었을 때, 이들의 모토는 ‘내적자신감 회복’이었다. 각자가 활동하는 분야와는 상관없이 어떤 이들은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이 바닥을 치고 있었고, 또 어떤 이들은 그저 흘러만 가는 일상에 대한 허무에 지쳐 있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공통점은 삶에 대한 허무와 피로였다. 삶이 허무하고 피로하다는 것은 달리 보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 또는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람이라면 나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한 번쯤은 이런 생각들을 떠올릴 것이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내가 현재와 같은 삶을 진짜 원했나?’ ‘내가 지금까지 이룬 게 뭐가 있나?’ 이런 의문에 대해 이들은 이렇게 답한다. ‘일상 바꾸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도 즐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뭘 원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이렇게 대답하지만 일상의 허무와 피로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냄비받침 속에도 그에 대한 답은 없다. 또한 이들이 냄비받침을 백만 호까지 만든다고 해도 냄비받침으로 삶에서의 갈증이 완전히 해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 냄비받침 일당들은 말한다. 상관없다고. 또 당연하다고. 냄비받침은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고. 다만 여기에서 잠깐이나마 즐거움과, 설렘과, 안식을 얻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그들이 사막 같은 삶에서 완전히 충만한 삶의 길을 발견할 때까지. 내적자신감 회복을 위한 독립출판 프로젝트 〈냄비받침 2호〉 의 주제는 ‘여행’이라고 한다. 시, 소설, 수필, 사진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냄비받침 2호가 어떤 식으로 이들의 갈증을 풀어내는지 보자. 혹시 아는가? 독자의 갈증도 조금이나마 해소될지.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너무 타박할 필요는 없다. 이름이 냄비받침이니, 용도대로 잘 쓰면 될 일이다. 여기에 대해선 냄비받침 일당들도 흐뭇해 할 것이다. 하여튼 쓸모가 있고, 쓸모가 있는 한 냄비받침은 계속될 것이니까. *현재 이 책은 홍대 상상마당에서 종이책으로 판매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