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네 편이었다. 늘 그렇듯 수십 편의 응모작 가운데 일단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은 나름대로의 목소리가 있게 마련이고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서의 만만치 않은 색깔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예심을 거쳐 올라온 네 편을 두고 많은 시간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반대로 이것이다, 싶을 정도로 눈에 확 띄는 작품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쿠로마쿠''는 재미있는 플롯에도 불구하고 전체 전개가 산만하고 주제의식이 불분명하다는 인상이 짙었고, ''설원(雪原)의 잠''은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작가가 무척 공을 들여 썼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작중 인물들이 너무 작위적이어서 눈에 거슬렸다. ''머리에 꽃을''은 재미있고 빠르게 읽히는 맛이 있지만 어쩐지 익숙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에 비해 ''오발''은 문장이 다소 딱딱한 게 흠이었지만 사회의식이나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었다. 오발을 가장한 자살사건을 풀어가는 기법 역시 만만치가 않아서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다만 이것 역시 작가가 좀 더 압축하여 표현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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