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학창 시절부터 꿈이 있었다. 조그만 점방같이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사무실에서 자유롭게 인생을 사는 것이었다. 몇 년 전 카프리 섬을 여행한 적이 있다. 꼭대기의 조그만 동네 구석에 그림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었다. 돋보기를 코에 걸친 영감님 한 분이 이젤 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바닥에 놓인 낡은 카세트에서는 이탈리아 민요가 흥겹게 흘러나왔다. 그 섬을 다녀온 후 집과 땅을 팔아 법원 담에 이어진 못난 귀퉁이 땅을 샀다. 그곳에 세금을 면하기 위해 날림공사로 지은 허술한 2층 주택이 있었다. 약한 기둥을 쇠막대로 보강하고, 건물 표면에 스티로폼을 붙였다. 그 위에 미술을 전공한 아내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 어촌의 느낌이 나도록 외관을 꾸몄다. 법조생활 20년 만에 꿈꾸어 온 조그만 점방이 완성된 것이다. 그 안에서의 소망은 작은 일에도 성실한 변호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수많은 법정에서 보고 들은 진리를 나만의 색깔과 방식으로 글로 엮어 작은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내놓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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