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외로운 영혼에 불을 밝히고 사람들은 그가 입고 있던 까만 수단에 존경과 경애를 표했던 것이지 인간 아무개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냈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그를 아끼던 많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수단을 벗은 그의 모습도 눈에 띌 정도로 초췌했다. 넥타이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모습을 닮기에는 아직도 거리가 남아있어 보였다. 인간이 지닌 선과 악의 양면성. 누구나 그 갈피에서 방황한다면 하느님은 특별히 그를 선택하여 시험하고 계신 듯 싶었다. 지금도 나는 어린 시절 수녀님에게서 들은 한 동화를 기억하고 있다. 옛날, 예수의 초상이 세상에 없던 때에 한 화가가, 예수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어 모델을 찾아 나선다. 예수와 흡사하다고 느껴지는. 성인의 이미지를 지닌 사람을 만나 그를 모델로 예수의 성화를 그린다. 그 뒤 화가는 예수를 판 유다의 초상화도 그리고 싶어 오랜 세월을 방랑하며 끝내 찾아낸 유다의 모델이 바로 다름아닌 예수의 모델이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는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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