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박인규는 흔들리는 걸음으로 주 제어실에 들어섰다. 그는 문 안에 들어서자마자 "다 터져버려!"라며 외마디 소리를 지른 다음 들고 있던 생수 병을 책상위로 집어 던졌다. 500cc짜리 생수 병은 영준의 앞 책상에 튕긴 다음 영준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영준은 마침 박인규가 제어실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있던 터라 가까스로 팔을 들어 생수 병을 튕겨 냈다. 생수 병은 영준의 팔뚝을 맞고 계기판 위의 메인 모니터 뒤로 날아갔다. 박인규는 생수 병을 수류탄이라도 된다고 생각했던 걸까? 대체 뭘 터져버리라는 것인지? 근무자들은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팀장을 바라보았다. 샌님 같은 팀장 박인규는 난생 처음으로 과격한 행동을 한 탓에 스스로도 어리둥절해진 것 같았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제어실의 직원들을 힐끔거리더니 빠른 걸음으로 자기 자리로 갔다. 박인규는 자리에 털썩 앉아 책상에 머리를 박고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박인규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참는 탓에 그의 울음소리는 고통스러운 짐승이 내는 소리처럼 꺽꺽거렸다. 근무자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 동안 훌쩍거리는 팀장을 보고 있던 선임과장이 박인규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달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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