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동양의 『팡세』’라고 불리는 『채근담』이 쓰여진 때는 황제를 정점으로 한 지배 체제가 정비되어 사회 전체가 전제 정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그야말로 분출구가 막힌 폐쇄된 시대였다.명나라에 이르러 중세 중국의 군주 독재 체제가 완성되어 안으로는 나라의 기틀이 다져졌으나, 밖으로는 북방의 몽고족과 일본에 의한 외환이 그치지 않았고, 정부가 막대한 국방비를 백성에게 떠맡겨 백성들은 가난에 허덕였다. 여기에 황족과 관료의 횡포까지 겹쳐, 백성들의 원성은 높아만 가고 있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막혀 부패가 만연했던 시대적 배경은 『채근담』과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채근담』은 이런 시대를 가장 진실하게 살아간 선비의 수상집으로, 인생의 깊은 통찰력이 담겨 있다. 홍자성은 그 사상의 뿌리를 유교에 두었으나, 노장의 도교와 불교까지 폭넓게 수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설파하고 있다. 이러한 『채근담』은 두 권으로 나누어져, 전집(前集) 225장과 후집(後集) 13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집에서는 주로 벼슬을 한 후 사람들과 사귀고 직무를 처리하며 임기응변하는 사관보신(仕官保身)의 길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후집에서는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즐거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러한 구분은 엄밀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각 장의 연결도 사실 명확하지는 않다. 홍자성은 청빈한 삶을 지향하였고, 속세를 벗어나되 속세를 떠나지 말 것을 주장하여 중용(中庸)의 자세를 전해 주고 있다. 『채근담』이 삶의 길잡이로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부르는 것은 이러한 삶의 자세에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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