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물론 이런 일은 일어날 리가 없다. 그렇지만 일어나고 말았다. 그 일이 일어난 날 오후 2시 반에 애브너 골리어는 다음 작품에 등장할 악당을 (a)거문고자리에서 온 가재인간으로 할지, 아니면 (b)안타레스(전갈좌의 가장 큰 별)에서 온 개미인간으로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침실을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눈알도 튀어나오지 않고 겹눈도 없는 생물 따위에게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준다는 것은 애브너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애브너는 SF작가였다. 아니, SF작가가 되려 하고 있다고 나 할까? 야심과 현실 사이에는 아직 다소의 장애가 가로막고 있었다. 지금껏 어느 잡지에서도 그의 작품은 사준 적이 없었던 것이다. 편집자들은 한결같이, 애브너는 작품에 좀더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어야 된다거나 또는 그와 반대되는 말을 한다. 그러나 애브너는 얌전히 -예, 그렇군요-하고 물러날 사람은 아니다. 그는 머잖아 출세할 것을 마음속으로 맹세했다. 그렇기 때문에 불합격 통지서가 쌓이고 쌓여서 여행가방 2개와 선박 여행용의 대형 트렁크를 가득 채워도 그는 열심히 소설을 써서 SF시장에 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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