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흔히 거죽이 아름다우면 속알이 아름답지 못한 것이 사람이라 한다. 사람 중에도 여자는 더욱 그렇다고들 한다. 어떤 사람은 명옥이가 어진 남편을 배반한 것도 명옥이의 외모가 곱기 때문에 교만에서 나온 짓이라 하였다. 얼굴이 고우면 마음이 모질다. 일리도 있는 말이겠지만 명옥이겐 당치 않은 말이었다. 명옥이는 얼굴만 아름답지 않았다. 그와 지내 보는 사람은 누구나 그의 뜻갈을 못 잊어했다. 그가 자라는 동안 그의 집엔 여러 식모, 안잠자기가 들어났지만, 어느 식모 어느 안잠자기 하나 명옥을 얄밉다거나 눈 한번 흘겨본 일이 없었다 한다. “우리 댁 명옥이 아가씨 같은 색씨는 없어…….” 이렇게 하인마다 명옥을 칭찬하였다. 학교에서도 그랬다. 학교 안에서 제일 이쁜 애가 ‘최명옥’이요, 학교 안에서 제일 얌전한 애가 역시 ‘최명옥’이었다 한다. 이만치 명옥이는 외모가 아름다웠다. 이만치 명옥이는 심덕이 착했다. 이런 명옥이가 왜 시집에서 달아났는가? 이런 명옥이에게 왜 세상은 화평한 생활을 주지 않았는가? 나는 이 점에서 명옥이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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