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자동차가 읍내에 닷자 막 내리려니까 타려던 손님이 주춤하고서 나를 쳐다보더니, “여 형님!” 하고서는 그래도 아직 기연가 미연가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서있다. 보아하니 나의 눈에도 익은 얼굴이다. 얼굴이 동그란게 조그마하고 까맣다. 눈이나 코나 입이나 귀 이런 것이 모두 얼굴에 비례해서 나지게 생겼고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거리는 것이다. 그리고 개기름이 흐른다. “어-.” 나도 그의 손을 잡으며 얼떨김에 인사를 하였다. “서울서 내려오슈?” “응.” “나는 지금 올라가는 길인데요.” “어-.” 두 사람은 우선 서로 끌고 대합실로 들어갔다. 물어서 담배를 하나씩 피어 무는 동안 나는 겨우 붉었던 얼굴과 했던 마음을 진정 할 수 있었다. 그 역시 그러한 모양 “이건 참 오래간만일세.” “참 그래요.” “그래 서울로 올라가?” “네-.” “나는 지금 내려오는 길인데.” 나는 비로소 그에게 허게를 할 수 있었고 그는 손을 꼽아 나의 ‘오래간만일세’ 하는 반말에 대답하여, “아마 형님 뵌지가 한 십년 되나봅니다.” 이렇게 공손히 대답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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