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매우 특이한 작품으로서, 한마디로 그 성격을 지적한다면, 일종의 경향소설이다. 이기영의 장편소설 「고향」과 함께 1930년대 한국 현대소설에 있어서 이른바 사회주의 소설 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의 한 무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사회주의 사상을 주장하면서 노동 계급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는 이런 소설은 식민지 사회의 사회적 모순 문학의 정치적 표현 양식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간과 세계를 지나치게 양극적으로 단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위적인 정치문학의 양상이 두드러지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소설적인 형상화라든가 표현 묘사의 측면에서 보면, 공간적으로 구분해서 용연, 인천의 두 범역에 있어서 정치성의 투명성이 덜 첨예화된 그 전반이 훨씬 자연스럽다. 물론 용연에서의 보편적인 삶이란 것도 착취나 지배만이 있는 낡은 세계의 표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설적 상황으로 보면, 오로지 투쟁과 편향적인 정의만이 존재하는 후자의 작위적인 세계보다는 삶의 보편성 수용이란 소설적 상황이 훨씬 자연스럽게 제시되어 있는 용연에서의 삶이 보다 현실성 있게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작가의 경험과 관념의 거리를 드러내 주는 현상일는지도 모른다. 관념만이 우세하고 강조될 때, 현실성은 그만큼 약화되기 마련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소설사에 있어서 1930년대에 형성된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소설 또는 프롤레타리아의 미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목적론적 문학의 한 모형으로서의 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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