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대동강에 봄물이 났네. 부벽루 아래 날리나니 낙화요, 능라도 가에 흐르나니 녹빈이라. 비단 같은 물결에 둥둥 떠 있는 저 원앙아, 네가 둘 중에 하나이 새가 아니되고 짐승이더면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 하지 아닐 것이요, 네가 둘이 다 새가 되고라도 하나이 가치나 가마귀더면 쌍으로 가고 쌍으로 오지 아니할 터이라. 모양도 같고 성미도 같아 조금 기울미 없어 한 곳에 깃들임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조화로다. “여보 마누라,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단 말이요?” 하며 입맛을 쩍쩍 다시고 앉았는 사람은 평안도 양덕 군 수라. 그 부인 임씨가 대경소괴(大驚小怪)를 하여, (부인) “왜 무신 걱정되는 일이 있소?” (군수) “걱정도 여간 걱정이 아니오. 내일이라도 우리 치행차려 올라갈 밖에 수가 없소.” (부) “이 동안에 도목都目-해마다 두 번씩 벼슬아치의 성적에 따라서 승진, 해임시키던 일.이 되었다더니 원을 갈리셨소?” (군) “원이나 갈렸으면 걱정할 것 무엇 있소? 의례히 올라갈 터이지.” (부)그러면 무슨 결처하기 어려운 송사가 들었소?” (군) “아니오, 공교한 일이 있어 굽도 젓도 할 수가 없어 그리하오.” (부) “갑갑한데, 혼자 걱정만 말으시고, 무슨 일인지 말씀이나 하시구려.” (군) “우리가 이 변변치 아닌 양덕 군수나마 얻어하려고 근고(勤苦)하던 일을 생각하면 기가 막히지 아니하오? 형세도 없고 세력도 없어, 초사(初仕)한 지 삼십여 년에 각능관으로 쫓겨 다니며 재실잠을 자다가 적사구근積仕久勤-여러 해를 두고 ‘벼슬살이 함’이라는 공론으로 간신히 원이라고 얻어왔으니, 백성이나 사랑하고 탐장貪贓-관리가 나쁜 짓을 하여 재물을 탐함. 이나 없으면, 설혹 과만瓜滿-벼슬의 任期가 다 됨.이 되더라도 공떨어지지는 아니할 것인데 불선불후(不先不後)에 본도(本道) 감사를 전동 조판서가 해서 왔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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