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본시 조용하진 못한 마나님인데 겸하여 역정이 난 참이고 보니 그 야단스런 품이 미상불 생철동이를 뚜드리는 만큼이나 자못 시끄럽다. "아니 그래……어떡허면 그래……이 내 속에서 나온 자식이……!" 동네가 벌컥 뒤집히게 목소리만 큰 것이 아니다. ''절구통마나님''이라고도 또한 별명하는 그 육중스런 몸집을 연해 휘둘러 싸면서 푸짐한 넋두리가(아들 준을 두고 하는 넋두리가) 한바탕 벌어지던 것이다. "으응? 이 내 속에서 나온 자식이 그래……어떡허면 그래……고따위루 응? 고따위루……." 마침 메주를 쑤었다. 큰 가마솥에다 큰 대시루를 걸고 푹신 삶은 메주콩을 바가지로 퍼억 퍽 큰 대소쿠리에다 퍼 담는다. 허연 김이 뭉게뭉게 피어나오고 집 안팎으로 구수한 메주콩 내가 흥건히 풍긴다. 마나님 - 강부인 - 은 일변 메주콩을 퍼 담으면서 일변 넋두리로 입은 쉴 새 없이 바쁘면서, 이윽고 소쿠리가 수북하게 차자 불끈 집어 들고는 쭈르르 마당으로 달려 나온다. 거뜬거뜬한 게 뚱뚱한 체집 보아서는 딴 사람 같다. 몸도 연 가볍거니와 소쿠리 밑에서 메주물이 찌르르 함부로 쏟아지건만 그 한 방울도 치마 앞자락이나 버선등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 새색시 적부터도 일솜씨 깔끔스럽기로도 고을 일판에서 소문 있던 부인이다. 나이 오십이로되 젊었을 적 솜씨가 여전하고 가시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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