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꿈-은 화자인 ''나''가 아들과 함께 인천 바닷가의 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다 악몽에 시달리는 내용을 그린 것으로 불교적 관점에서 죄의 속죄를 추상적으로 그려 낸 짧은 단편이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오는 여정과 길가의 풍경, 택시 운전사의 유쾌함 그리고 무엇보다 열한 살 어린 아들과의 정감 넘치는 대화로 ''나''는 잠자리에 들 때까지 유쾌했다. 하지만 악몽에 시달리다 깨어난 ''나''는 머리가 쭈뼛해지도록 모든 사물이 무섭게만 보인다. 꿈 속에서 그립지만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인이 흐느끼며 자신을 쫓아오고, 무덤들조차 자신을 둘러싸는 듯한 공포에 질리고 결국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을 소리 높이 부르다가 깼기 때문이다.화자가 어디선가 풍기는 고약한 악취의 출처를 찾다가 결국 그것이 자신의 냄새이며, 자신의 ''썩은 혼''의 악취임을 깨닫는다는 설정은 죽어 염라대왕 앞에서 자신의 추악한 과거를 반추할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불교적 운명관이 투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 본격적인 친일의 행보에 나선 작가 춘원의 고뇌와 두려움이 포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일에 협력한 현실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화자이자 작가인 ''나''에게 그것은 단지 꿈일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다음 날 언제 악몽에 시달렸나 싶게 화자인 ''나''는 아들과 바닷가를 산책하고 보트를 타고 집에 돌아와 딸들을 정겹게 끌어안는다. 악몽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자신을 뒤돌아볼 기회를 얻게 되지만 그 깨달음은 현실로 이어지지 못하고, ''나''는 일상의 평범한 즐거움에 몸을 맡기고 마는 것이다. 친일에 대한 춘원의 인간적 고뇌와 두려움이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한갓 꿈의 영역에 머물고 마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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