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동리 뒤 북편에 있는 보금산은 봉우리가 셋으로 갈리어서 옛날부터 삼선봉이라는 별명이 내려왔지만 요새 와서는 누구 입에서 나왔는지도 모르게 선암봉이라는 이름이 더 많이 불리게 되었다. 그것은 이산의 허리에서부터 봉우리까지가 거의 바위로 되어 있는 데서 나온 이름인데 삼선봉이라는 신선선(仙)자에 바위암(岩)자를 붙인 것이다. 그래 지금까지도 동리 젊은 축이나 노인 축에서 모여 앉으면 이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의론이 분분해지는 일도 있다. 일종의 한담이고 잡담 같지만 이 동리 사람들에게는 선조 때부터 보금산에 일종의 신앙까지 붙여 온다. 이 산 위에 구름이 가는 것으로 또는 달이 넘어가는 것으로 그해의 풍흉(豊凶)을 판단하고, 이 산의 바위가 갈수록 더욱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크나큰 공포로 되어 있다. 옛날 이 산에 바위가 드러나 보이지 않고 아름드리 되는 낙락장송이 빽빽하게 들어섰을 때는, 이 동리에 걸인 한 사람 없고 양식 걱정하는 사람도 없고 일반으로 액운이 적었으나, 그 많던 소나무가 없어지고 바위가 커가는 것은 동리가 망할 징조라는 말이 한 상식처럼 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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