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유정(有頂)이는 세상이 다 아는바와 같이 페병으로 해서 설흔 살을 채 못살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불행은 그가 병상에 눕기 벌써 오래 전부터 작정되었었던 것이라고 나에게는 생각된다. 즉 그것은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피치 못할 운명이었다고―. 며칠 전 유정이의 유고(遺稿)를 정리하다가 그의 중학 이학년 때의 일기(日記) 속에서 다음과 같은 의미의 문자를 발견하였다. 『아아, 나는 영광이다. 영광이다. 온르 학교에서 「호―강나게」(砲丸投)를 하며 신체를 단련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호―강이 나의 가슴 위에 와서 떨어졌다. 잠깐 아찔했다. 그러나 그것뿐으로 나는 쇳덩이로 가슴을 맞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의 몸은 아버님의 피요 어머님의 살이요 우리 조상의 뼈다 나는 건강하다. 호―강으로 가슴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다. 아아, 영광이다. 영고아이다.』 그와 나와는 같은 학교를 일학년부터 함께 다녔으나 친하여지기는 삼학년 시대서 비롯하였으니가 그 전 일은 소상하지 못하다. 아무리 감격하기 쉬운 소년의 마음이었기로서니, 그 무지한 쇳덩이로 가슴을 얻어맞고, 그것을 영광이다 영광이다하고, 외쳤음은 무슨 까닭이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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