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선집’이라면 이미 출간한 수필집도 몇 권 있어야 하고, 그 속에 군데군데 좋은 글도 보여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고 보니 번번이 망설여진다. ≪오늘같이 즐거운 날≫과 ≪낭패기≫, 두 권의 선집이 이미 나왔으니 하는 말이다. 그건 그렇고 이번 선집은 이미 출간한 네 권의 수필집에서 고른 것들이다. 나는 수필동인들을 만나면 남녀를 막론하고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손바닥의 감촉이 부드럽건 거칠건 간에 손을 잡아야 나중에 그 사람과 만난 기억이 남기 때문이다. 만나서 포옹하는 서로의 인사는 서양 사람들만의 예법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서도 흔히 보는 정경이다. ‘이제’가 아니라 이는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이 아니던가. 나는 이런 정이 그리워서 쓴 글이 많다. 이번 선집에서는 이미 나온 선집의 글과는 되도록 중복을 피하도록 했다. 지하철이나 버스 속에서 읽기 쉬운 글을 주로 골랐으며, 변비로 고생하시는 분을 위해 화장실에 앉아 읽기 편한 글도 골라 실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수필 쓰기가 나에게는 평생의 농사다. 올해도 좋은 수확이 있었으면 좋겠다. -머리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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