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풀벌레 소리에 외로움 짙은 가을 밤 하늘의 별들을 쳐답보며 정답던 옛 친구의 외로움을 생각해 본다. 지금쯤 머리맡에 놓인 성서를 펼쳐들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남편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 가련한 친구를 생각하니, 가슴 저며오는 아픔에 커다한 허무감 속으로 빠져 들어감을 느낀다. 여인으로서 성숙된 삶의 노래를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가 사랑하며 그토록 아꼈던 친구는 교사 부부로서, 학교에서나 성당에서나 많은 교우들 속에서 유난히도 돋보이는 멋진 한 쌍이었다. 나와 친구 영숙이는 처녀 시절부터 함께 자취를 했다. 서로의 직장이 가까워서 점심 시간이면 도시락을 들고 덕수궁 뜰 아래서, 늘 똑같은 반찬이었지만, 우리는 우습게도 서로의 것을 나눠 먹고는 했다. 그러다가 어쩌다 눈빛이라도 마주치면 빙그레 미소지어 주는 친구의 모습이 너무나 예뻤었다. 목소리도 고왔고, 여고 시절부터 벌써 《몸부림치는 진실》이라는 책으로 이름을 날렸었다. 그리고 MBC 문화방송 주부 시간의 프로에서도 친구가 직접 소설을 낭독하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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