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한국수필의 진흥을 위해 차분하게 걸음을 놓고 있는 ‘선우미디어’에서 명수필기획선에 넣을 글을 골라 달라는 청탁을 받고는 한동안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내놓을 만한 글도 없거니와 도토리 키재기 같은 글 속에서 가려낸다는 일은 또 얼마나 난감한가. 해서 고심을 거듭하다가 이렇게 분류해 보았다. 첫째는 문장의 길이로써 안배하고, 다음은 주제별로 묶었다. 전형적인 15매 길이의 수필 몇 편과 원고지 5,6매의 短文 그리고 長文의 중편수필을 골랐으며, 제1부는 일반수필, 제2부는 고사성어 에세이, 제3부는 에로스에 관하여, 제4부는 죽음에 관한 글 몇 편으로 제한하였다. 모두 깊이와 감동이 없는 부질없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으나 한때는 내게 의미 있는 주제로 다가와 비록 뼈만 남은 물고기일지라도 헤밍웨이의 그 ‘노인’처럼 밤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 채 몇 날 몇 밤을 지새운 勞程인 것만은 틀림없다. 결국 수필문학이란 자기 얼굴 그리기가 아닌가. 애초부터 작심하고 나선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厚顔을 무릅쓰고 귀한 지면을 허락해 준 이선우 사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머리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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