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나의 이름은 "도월화 라고 해요" 했을 때 지금까지 그냥 조용하게 넘어간 적이 없다. 각양각색의 표정을 보여준다.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성격을 짐작해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대부분의 선량한 이들은 "이름이 참 좋아요"한다. 무난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정말이예요?"하고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다. 신중한 성격이라서 논평을 유보하는 중인가보다. 성격이 급한 이는 "이름이 이상해요"한다. "기생 이름 같아요" 하는 사람들은 자기 표현력이 강하다고 해야 할까. 어릴 때는 나도 내 이름이 싫었다. 새 학년을 맞을 때마다 급우들이 내 이름에 보이는 관심이 부담스러웠다. 우리 교실에 처음 들어오시는 선생님마다 출석부를 보고 한마디씩 하시는 것도 나를 긴장시켰다. 흔한 이름을 가진 친구들이 부러웠다. 너무 흔해서 누구 이름인지조차 모르면 얼마나 자유로울까. 한 번 들으면 도무지 잊어비리는 사람이 없는 것이 내 이름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유명인도 아니면서 이름의 굴레 속에서 부자유스러워하다니 이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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