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고양이를 그리는 서양화가 이경미의 성장 에세이 우리 시대 고양이는 참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신비롭지만 까칠하고 냉정한, 하지만 귀엽고 매혹적이고 때로는 익살맞은. 어떤 이들은 여전히 고양이를 싫어하고 무서워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제 고양이를 사랑하고 숭배한다. 함께하되 결코 하나가 되지는 않기에, 더더욱 현대인에게 동질감을 주는 신비로운 동물 고양이. 영화, 만화,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대중문화에서 고양이를 다루었지만, 여전히 벽이 높은 서양화단에서 고집스럽게 고양이를 그리는 화가가 있다. 젊은 서양화가 이경미는 함께 살아온 고양이들만을 소재로, 르네 마그리트, 크빈트 부흐홀츠, 로브 곤살베스 못지않게 입체적이고 환상적인 세계를 펼쳐 보이며 한국 · 미국 · 홍콩 · 대만을 주무대로 활동 중이다. 미술 전공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고단하고 가난했던 성장기를 지나온 저자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외롭고 아픈 유년, 일상의 소소한 기억과 현대문명에 대한 사색까지 그림에 담아내며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성장 에세이 《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화가 이경미의 세계관과 작품에 깊은 영향을 준 고양이들의 매력, 작은 일상까지 소중하게 만드는 그 교감과 사랑의 힘을 전한다. 1부에서는 현재 미국에서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이방인 화가로 살아간다는 의미, 2부에서는 수년간 엄마 없이 지내야 했던 유년의 외로움과 아버지에 대한 공포, 3부와 4부에서는 작은 생명들과 그림을 향한 사랑만으로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가난을 극복해온 시간, 5부에서는 동반자와 환경에 대한 사랑 그리고 여전히 작가이자 하나의 인간으로서 현재진행형인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치 소설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내러티브식 구성으로 진행되고, 외로운 서정이 깃든 섬세한 문장으로 쓰여, 미술 작품처럼 여운을 남기는 독특하고 새로운 에세이이다. 그 책장을 넘기며, 한 예술가를 길러낸 성장통과 자양분의 비밀을 찾아가는 동안, 우리는 내면에 움츠려 있던 유년과 상처를 함께 만나고 다독이며 현재의 나를 더 사랑하게 되는 기적을 맛볼 것이다. 삶을 관통하는 기억과 경험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돌아보며 먹먹한 위로를 받을 것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수십 장의 그림은 그에 보탠 선물이다. 고양이처럼 혼자였지만, 모든 것은 지나간다. 그러니 그냥 가자! 힘겨운 환경에서 11년간 판화와 회화를 공부한 뒤, 유학 간 미국에서도 꿈꾸었던 이상과는 다른 현실을 맞닥뜨린 이 화가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우주 비행사처럼 길 위에 서 있다. 하지만 그 길은 분명 전과는 다른 길이다. 다행히 크고 작은 사랑을 받으며, 생명과 자연과 예술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며 그녀는 삶을 긍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를 ‘수집’하고 표현하며 오늘도 걷고 있다. 거대한 우주, 흘러가는 긴 시간에서는 모든 것이 순간일 뿐이다. 그러니 고통도 언젠가는 지나가고, 행복도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깨달음. 그것은 성장이 남긴 가장 큰 선물이다. ‘여전히 고양이처럼 혼자이지만, 어느새 외로움을 그리움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게 된 저자는, ‘성장한 어른이 지닌 모든 정보가 새로 태어나는 아이에게도 모두 유전이 된다면 이렇게 길고 긴 시간을 실수하며 상처받고 후회하며 살지 않아도 좀 더 현명한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그리고 인류는 놀랍도록 지적인 완벽에 가까운 문명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비롯한 모든 인연을, 그리고 막막한 안개 속의 여행자 같은 다음 세대를 다독인다. 어디인지 몰라도 그냥 가자고, 마음이 가리키는 그곳으로 함께 가자고 말이다. 그 길 끝에서 결국 무엇도 만나지 못한다 해도, 무엇도 얻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는 진실을 함께 나누자고 말이다. 고양이를 가만히 바라보고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마법 같은 그 공존의 시간은, 진솔하고 서정적인 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양이처럼 혼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무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자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성장은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아름답다. 화가 이경미가 그림을 넘어 내밀한 고백을 통해 전하는 성장과 삶의 비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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