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시프리안은 급하게 저녁식사를 하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일찌감치 식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8시, 시프리안은 아스트리드의 거실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파티에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지금쯤 아스트리드는 침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을 것이다.아스트리드의 아파트는 한적하고 편안했다. 가정부는 두 사람이 식사를 끝내자 곧바로 물러갔으므로 식당과 부엌에서 이 한적함을 방해하는 소음이 들려올 염려는 없었다. 나갈 때까지 아직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남아 돌 지경이었다. 블러드의 가게까지 9시 반까지만 도착하면 되는 것이다.시프리안은 만족스런 하품을 한 뒤 난로 선반에 놓인 커피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얇은 도기의 미모한 촉감을 가볍게 손끝으로 즐기다가 다시 원위치에 돌려놓았다.그는 방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스트리드의 방장식은 상당히 훌륭했다. 은은한 조명을 구사해서 색의 융합과 대조를 즐기고 있었다. 가구의 균형과 배치, 그림을 선택하는 안목, 모두가 훌륭했다. 그는 난로로 돌아와서 빈 커피잔 옆에 있는 엉겅퀴 잎사귀가 조각된 리큐르잔을 들었다. 안에 들어 있는 게 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냄새를 맡아 보았다. 강한 오렌지 향기의 기분 좋은 자극을 받아 시프리안의 섬세한 작은 코가 약간 떨렸다. 그는 미소지었다. 아스트리드는 얼마나 센스 있는 여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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