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순수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의 한 본성표제작인 「미궁의 눈」은 기존의 질서가 무너진 땅에 폭력을 통해 새로운 권력자가 탄생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댐이 건설되면서 수몰이 예정된 마을.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이 보상금을 받아 떠나고 떠날 곳이 없는 사람들만 남은 마을은 국가의 행정과 치안이 미치지 않는 치외법권의 마을이 되어 공포와 폭력이 난무한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공동체의 전통과 사회로부터의 단절은 인간의 근원적 본성의 한 측면인 폭력이 유감없이 드러날 수 있게 하였고, 폭력은 단절로 인한 공허를 메워 새로운 위계가 형성하는 기준이 된다.「최덕근 행장行狀」에서는 권력에 맛 들린 어리석은 인간의 일생을 사기열전의 서술 방식과 문체로 기록하며 냉소하고 「혜원거사慧原居士 창종기創宗記」는 ‘자기 자신마저도 속이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한 사기꾼을 보여준다. 소설가 안재성은 발문에서 “무서운 세상과 마주친, 혹은 그 무서운 세상의 한복판에서 아득바득 살아가려는 하찮은 인간들의 고독을 읽는다”라고 이 소설집을 평가하고 있다. 그건 최용탁이 인간의 겉모습 뒤에 숨은 진실을 발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이다. 그가 순수한 눈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무얼 모르기 때문에 순수한 것과 알면서도 순수한 것과는 다르다. 그는 인간의 본성에 숨겨진 악을 두려워하고 이기주의를 무서워한다. 그의 단편들 속에 숨겨진 섬뜩함의 근원이 거기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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