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공재도가 소금을 받아 오던 날 마을 사람들은 그의 자랑스럽고 호기로운 모양을 볼 양으로 마을 위 샛길까지들 줄레줄레 올라갔다. 세참 때는 되었을까, 전 놀이가 지난 후의 개나른한 육신을 잠시 쉬이고 싶은 생각들도 있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듬성한 인가가 산허리 군데군데에 헤일 정도로 밖에는 들어서지 않은 펑퍼짐한 산골이라 이쪽저쪽의 보리밭과 강낭밭에서 흰 그림자들이 희끗희끗 일어서서는 마을 위로 합의나 한 것같이 모여들 갔다. 「소가 두 필에 콩 넉 섬을 실구 갔었겠다. 소금인들 흐북히 받아오지 않으리.」 「반 반으로 바꿔두 두 섬 일테니 소금 두 섬은 바위보다두 무겁거든. 참말 장에서 언젠가 한번 소금섬을 져본 일이 있으니까 말이지만.」 「바닷물루 만든다든가. 바다가 멀다보니 소금은 비상보다 귀한걸. 공서방두 해마다 고생이야.」 봄이 되면 소금받이의 먼 길을 떠나는 남안리 농군들이 각기 소 등허리에 콩 섬을 싣고 마을길에 양양하게들 늘어서는 습관이던 것이 올해는 거반 가까운 읍내에 가서 받아 오기로 한 까닭에 어쩌다 공재도 한 사람이 남아 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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