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시절의 선물로서 할빈교향악단의 공연같이 거리에 자자한 파문을 일으킨 것은 없었다. 신문의 선전이 야단스럽고, 골목 골목에는 포스터가 찬란하게 나부꼈다. 사람들은 포스터 앞에 서서 그 가을의 선물에 신선한 구미를 북돋우고 있었다. 찻집에서들 만나면, 공연의 곡목을 앞에 놓고 어중이떠중이 비판과 이야기에 정신이 없었다. 「일마의 공이 적지 않어. 서울에 교향악단이 다 오게 됐으니.」 「일마의 공두 공이지만, 시민 전반의 교양이 높아졌다는 좌증이 아닌가?」 「아무렴, 서울이 어떤 문화도시게. 동경 다음엔 가리. 이런 때 일마의 말은 일이 중요하단 말야.」 「곡목에 이의가 있네. 누가 좋아한다구 베토벤은 이렇게 많이 넣었을까. 사람의 혼을 왼통 뽑을 작정이래두 베토벤에 속을 사람은 없거든.」 「오라, 자넨 모짜르트를 좋아했겠다. 베토벤 반대일젠.」 「암, 세상에 모짜르트 이상가는 음악가가 있겠나. 모짜르트와 슈우베르트, 그리고 쇼팡――음악가치구야 그들이 제일이지. 베토벤은 미치광이야. 음악가다운 음악가는 아니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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