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는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로또공익재단의 후원하에 이러한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려 엄청난 고통을 겪어온 환우들이 직접 체험한 이야기를 모은 수기집이다. 어느 날 느닷없이 닥친 불행으로 말미암아 평화롭기 그지 없던 삶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고 말 그대로 엄청난 고통의 늪에 빠진 환우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고 또 일반인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 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그 가슴 절절하고 아름다운 사연들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책에는 온몸이 마비되어 식물인간처럼 사지를 묶인 채 살아가고 있는 환우, 태아알코올증후군 같은 희귀병을 떠안고 평생을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사는 환우, 딸과 엄마가 혹은 아빠와 아들딸이 다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려 사투를 헤매는 환우, 장 절제수술을 무려 여섯번이나 하면서도 목숨자락을 놓지 않는 환우, 태어나면서부터 입천장이 뚫려 인큐베이터에서 간신히 목숨을 연명해 나가는 아기 등 여러 환우들의 사연과 그 곁을 지키면서 환우 못지않은 고통을 겪고 있는 가족들의 괴로움이 담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이 환우들의 안타깝고 눈물어린 사연들을 읽고 있노라면 누구할 것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져 오는 것을 느끼리라.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이러한 질병이 그들에게 단지 고통을 준 것만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눈이 안 보이자 시각장애인들의 고통을 느끼고, 말을 못하게 되자 언어장애인들의 고통을 느끼며, 팔다리가 마비되자 지체장애인들의 고통을 몸소 느낌으로써 오히려 자신보다 더 큰 불행과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생각하는 눈과 마음을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이런 병에 걸리지 않았으면 절대 알지 못했을 질높은 사랑과 행복이 그들 가슴속에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될 터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의 현재 삶이 결코 자신이 꿈꿔왔던 그런 모습은 아닐지언정 만족하고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그들을 보노라면 진정한 행복이란 건강이나 명예, 물질, 학력 같은 환경조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이다. 아프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행복 물론 이들의 투병수기를 내세우기에는 모자랄 만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위에서는 이들보다 더 힘겨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환우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같이 희귀·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지만 서로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고통까지는 서로 공유하지 못하는 순간도 많을 것이다. 게다가 희귀·난치성질환을 앓는 환자라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무시과 냉대의 눈초리를 받을 때마다 느껴야 하는 외로움과 섭섭함은 어쩔 수가 없으리라.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태어난 분명한 이유가 있고 나름대로의 쓰임이 있듯이, 그들 또한 그런 병을 가지고 태어난 이유와 나름대로 쓰임이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그 누구보다 소중한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음을 안다면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그들을 보다 더 따뜻한 시선과 마음으로 바라봐주어야 하리라. 건강할 때는 감히 깨닫지 못하는 그 소중한 가치들로 말미암아 그들의 삶이 더욱 유익해졌으면 좋겠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에, 건강한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모두 동일한 그 가치를 부여받았기에 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 모두 투병생활을 웃으며 이겨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라도 우리 사회가 희귀·난치성질환자 같은 약자들 편에 서서 그들을 이해해 주고, 아직도 물질적인 어려움으로 치료의 길이 눈앞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망설이며 포기하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치료의 길을 열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