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내가 책을 즐겨 읽는 이유는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 책읽기는 지식과 교양을 쌓는 가치보다는 시름이나 고통을 잊게 해주는 의미가 더 크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심란할 때일수록 책에 매달린다. 특히 신산한 삶의 무거움에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거나 끝없는 절망과 허무감에 짓눌릴 때에는, 그냥 하릴없이 매달려보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집착이다. 그것은 무의식중에 책에 내 고통을 털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리라는 믿음이 있어서가 아닐까. 그런데 대부분 그 무의식은 나를 배반하지 않고 그때마다 나에게 삶을 향해 이카루스의 날갯짓을 다시 시도하게 해주곤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