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몇 점이요?」 「스물 다섯.」 「요번에야 - 」 힘맺힌 장대 끝에서 튀어난 골프알은 쏜살같이 둔덕을 넘어서 오목한 솥 안에 뛰어들기는 하였으나 지나친 탄력으로 하여 볼 동안에 다시 솥을 튀어나와 언덕 아래로 굴러떨이지고 말았다. 「두 점하니 - 스물 일곱.」 골프알이 코오스의 테두리를 벗어났으므로 말미암아 두 점을 더한 것이다. 명호는 거듭되는 실수에 혀를 차고 알을 다시 집어다가 제자리에 놓고 손수건을 내서 이마의 땀을 씻는다. 부드러운 미소 속에 떠오르는 지친 빛을 볼 때 영옥은 너무도 오래 끌어가는 그의 실수에 민망한 생각조차 들었다. 베이비 골프는 역시 마지막 코오스가 제일 지리해서 단 두 사람만의 결전이면서도 벌써 한 시간을 훨씬 넘었다. 코오스는 쉬운 데서부터 점차 까다로와져서 열째 코오스가 가장 난관이었다. 당초부터 명호에게 유리하던 승산이 별안간 뒤집혀진 것은 참으로 이 열째 코오스에서였다. 그렇다고 영옥의 재주가 더 익숙한 것은 아니었으니 그는 명호에게 끌려오자 오늘이 처음이었다. 온전히 그 순간순간의 손의 수요, 재치여서 처음인 영옥이면서도 익숙한 명호와 거의 같은 점수로 진행되어 온 것이 마지막 코오스에 들어와서는 도리어 그보다 한 수 앞서 의외의 승패의 결단을 짓게 된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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